레베카 AU

1.
부인이 제 아내를 체포라도 할까 두려웠나 봅니다.
모르간이 듣기에, 이카본의 말은, 집사장이 그녀 아닌 그를 체포할까 두려워하는 말처럼 들렸다
이거…… 레베카 뭐시기로 보고 싶은 게 보고 싶었던 건데 딱 이것만 써놓고 뭐 제대로 나간 게 없음

2.
‘죽은 모르간’이 있었던 맨덜리에 이카본의 손을 잡고 들어온 ‘산 모르간’은…… 좀 그게 있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되게 당연하게 몸에 밴 안주인인데 가끔씩 뒤에서 수군거림 그의 이상형은 절대 아닐 거라고(알못발언들)‬
‪그냥 이제 이카본만 크리피한 사람 되는 거임‬
 
3.
몬테카를로의 호텔에서 모르간은…… 몹시 그녀답게도 사교계나 셀럽 소식 따위엔 귀를 닫고 살았겠지. 그러므로 이카본은 그녀에게 그저 이카본이었을 것이다. 이카본이라고 불러요, 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그녀에게 처음 사랑에 빠진 것처럼 굴면서도 왠지 경계하는 것만 같고, 또 스스로에게 혼란스러워하는 투가 정말이지 서투르기 그지없는 신사. 전처가 있었다고, 작년 여름 죽었다고 말한 지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곤 곧장 화제를 돌리던 남자. 그런 종류의 결혼을 모르간은 지겨울 정도로 많이 보았다.
그래서 어느 날엔가 그녀에게 가십거리를 소곤거리는 지인들 말에 모르간은 답잖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곤, 되묻는다.
작년 여름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그리고, 한참이나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잡지며 신문 이야기에 말로 꺼내지 않을 은밀한 감상만을 곱씹을 테지…….
불운한 사고로 아내를 잃은 사람이라곤 전혀 생각할 수 없었는걸.

4.
예의를 차린 경어와 수줍기 그지없는 말씨들을 넘어 평이한 반말로 이야기하다가 저택에 들어선 날 밤 직감하는 모르간 보고 싶다.
우리는 따로 잠들어야 했다 오늘 처음 본 사람처럼 멀찍이 서서 범절을 따르고, 경어를 써야 옳았다…… 따위의 말로써 언어화하는 그녀

5.
몬테카를로의 호텔에서 이카본 키르히아이젠은 모르간의 성씨로 처음 그녀를 호명했다. 울림이 좋은 성씨─그것이 모르간이 가진 첫 성씨든, 그녀가 이혼했던 남편에게 받았던 성씨든 개의치 않는다는 듯─라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결혼한 후 모르간이 키르히아이젠 부인 모르간이라고 서명했을 때, 그때만큼 행복해하면서도, 그때만큼 착잡한 얼굴이 아니었음을 모르간은 분명 놓치지 않고 보았을 것이다.

6.
여행 오는 길에 비가 너무 오길래… 왠지 레베카AU의 이카본과 모르간은 항상 무슨 일만 되면 안개가 끼고 비가 내렸을 것 같은 느낌
신혼여행 가는데 막 비 내림 맑다가도 비가 와~…

7.
레베카에 대한 감상
이카본 - 죽은 전처 그림자가 드리운 저택에서 남편의 과거와 감정을 파헤쳐야 하는 여자의 소설
모르간 - 결혼했더니 남편의 죽은 전처 귀신 같은 게 있는 집에 들어와 살아야 하게 생긴 연애소설

8.
노이에미세스드윈터에서 그 여자 어떤 여자일까 도도하고 깐깐한 여자일까 쑥덕거리던 와중에 뭔 작년 여름에 죽었다던 전처랑 똑같이 생긴 여자가 이카본 손 잡고 들어와서 분위기 싹 식을 것 같고
나의 크리피한 욕망만 부각되고…
인사들 하세요. 이쪽은 제 부인 모르간입니다.
하자마자 그냥 뭐………… 사용인들끼리 눈알만 핀볼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