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아 (JUN, 2023)

아기바반시와 새아버지

 

1.
모르간은 바반 시의 이름을 느른하게 늘여 부른다. 바─반 시. 라고. 그건 딸의 이름을 부르는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오랫동안 연장하는 낮고 오래된 울림이다. 항상 모르간은, 이름을 부르는 그 짧은 순간마저 끝나는 게 아쉽다는 것처럼 매번의 말, 매번의 호흡 중간을 끼어드는 이름마저도 더없이 신중하게 늘여 부른다. 그 얼마나 사랑스러운 이름이던가.
모르간은 이카본의 이름을 몹시도 짧게, 마땅히 호명해야 할 것을 서둘러 부르듯 부른다. 그를 손님으로 불러들여 처음 만났을 때는 마치 해야 할 일을 처리하듯 서둘러 부르고 빨리 끝내버리는 호명에 별 불만이 없었지만, 그를 받아들인 후에는 어쩐지 불만족스러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카본, 도저히 길게 늘일 만한 이름이 아니다. 억지로 음절을 늘이면 이름을 부를 때의 울림도 리듬도 끊어지는 이름이다. 제멋대로 갖다붙인 성씨마저 도통 늘여 부를 구간이 없다.
그래서 모르간은 제 손에 쥔 두 사람이 정말이지 저들같노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2.
이카본의 식성은 애비게일이랑 비슷해서 아마 2부 6장 들어가기 전 노움 칼데아에서 지낼 때는 주로 애기서번트들이랑 식사하지 않았으려나. 2부 6장 때 요정기사들 소환한 후에도 처음엔 습관처럼 어린이들이랑 먹으러 갈 듯(메뉴도 묶어서 내주기 편할 테고)
그거 본 아기바반시 와아… 정말 어울리지도 않게 노네! 하다가 이카본 손에 이끌려서 같이 애기들이랑 식사했으면 좋겠다. 아기바반시는 아기니까 그렇게 먹는 게 맞아
👠 - 아니 나는 어머님이랑 먹을 건데

3.
FGO 엔딩 후에 같이 살게 된다면 아기바반시랑 이카본은 느지막이 일어나는 편인데 모르간은 여전히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편이겠지?
🕰️ - 모르간 오늘 외출할 일 있다고 했니? 집에 안 보이는데…….
👠 - 나한테도 별말씀 없으셨는데? 한 번 전화라도?
🕰️ - 아니, 그 정도로 궁금하진 않…아아악
👠 - 궁금해해! 궁금해하라고!! 어머님의 과분한 관심을 받고 있으면 감사한 줄 알고 항상 궁금해하란 말이야!
🕰️ - 아 아니 때 되면 들어오겠지 괜히 일일이 캐묻는 것도 싫어할
그리고 막상 까보면 그냥 모르간이 기르던 까마귀들이 오랜만에 나가고 싶어해서 잠깐 새장 들고 공원이라도 다녀온 걸 듯

4.
약간 아기바반시에게 이카본은 이카본 당사자는 그렇게까지 흥미로운 대상은 아닌데 장단은 좀 잘 맞춰주는 사람이라 같이 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진 않을 것 같다. 마음에 드는 힐 샀다고 자랑하면서 치맛자락 붙들고 핑그르르 도는 아기바반시 정말 귀엽겠지 흑흑
어때? 예뻐? 하자마자 냉큼 허리 굽혀서 스크래핑에 조아리기까지 하면서 능청스럽게 소생놈 비오니 주인마님이 되소서 하는 이카본 덕분에 기분 좋아지는 아기바반시

 

 

1부 인리소각의 if

 

1.
만약 1부 인리소각 때 마스터가 이카본이었다면…… 그리고 메타적 픽업으로 인해 처음 뽑은 서번트가 모르간이었다면…… 하는 상상
🍎 - 요정국 브리튼의 여왕이자, 범인류사를 계속 저주하는………………… 하?????
🕰️ - …………………영문은 이쪽도 모르겠는데????
그리고 열린 이벤은 수미인 이벤이었다고 한다
후?배(대략 천오백살)

2.
🍎 - 아는 얼굴이라 기분이 좋지 않군.
🕰️ - 나는 아는 얼굴이라 날 위해 찾아와 준 것 같았는데 말이야. 그런데 당신,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네.
🍎 - ……인지가 되는 건가?
🕰️ - 뭐, 내 쪽은 기억하느냐의 문제가 아니잖니. 체감상으론 고작 두세 달…… 전에 헤어진 사람을 만난 기분이란다.
🍎 - ……하. 기도 안 차는군.
아마 모르간이 따지지면 나는 너를 본 적도 없노라고 말하지 않는 것은 이문대와 범인류사의 모르간이 근본적으로는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그만큼 모질지 않아서

3.
그래서 범인류사를 저주한다는 것과 요정국은 뭐냐고 묻는 이카본의 질문에 계속 노 코멘트로 답하는 모르간 보고 싶다. 범인류사는 그냥 브리튼이 나한테 오지 않아서 싫은 거고 요정국은 너 죽은 뒤 새로 뽑은 나라 하나 있다고 둘러댄다고 속아넘어갈 사람이 아니니까.
총총 따라다니면서 자꾸 왜 다른 거냐고 묻는 이카본이 귀찮지만 왠지 엄밀히 말해 저쪽이 짝사랑했던 상대라는 게 본인은 아니란 걸 실토하자니 그건 그것대로 죽을맛 되는 모르간… 그리고 요트리 뽑힌 날 칼데아가 한 번 뒤집어졌다
아니 근?데 그냥 모르간?이 요트리 성유물 아니냐고

4.
👠 - 어머님은? 어머님은 계셔?
🕰️ - 어머님……? 네 어머니가 누구신데 그래?
👠 - 아니! 저기! 계시잖!아!!
🕰️ - 으음, 내가 기억하기로 모르간에게 이런 딸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니 있었을수도 또 애인이 더 있었을 수도 내가 내 짝녀의 남성편력을 과소평가했을 수도)
아기바반시가 ‘진실의 입’ 하기 전에 모르간이 황급히 아기바반시 입 닫고 수습해서 데려갔으면 좋겠다
왜 어머니를 호부호모하지 못하고 일은 없겠지만 아기바반시에게 모르간이 왜 이카본에게 숨기는 것이 많은지는…… 알아서 잘 설득하겠지

5.
아 그런데 말이야
모르간이야 특별재림한다고 쳐도 페그오 첨 오픈할 때만 해도 공명도 재림을 못해서 다들 80/3스 4렙 이러고 그랬거든?(봉깃을 파밍 못함) 그럼 뉴비 이카본은 하나하나 퓨어프리즘 모아서 모르간 스작해주는 거야?
스토리 깨고서 받은 코코팜 차곡차곡 모아놨다가 모르간 주면 특유의 떨떠름한 얼굴로 스업하는 모르간 귀엽겠다
자기한테 헤실거리는 이카본 보면서 그 다정함이 누구를 향한 건지 알 수 없는 모르간

 

 

두 사람의 성질

 

1.
요정국 시절엔 모르간이 이름만 불러도 헤실헤실 웃으면서 돌아보더니 칼데아에서 남편이라고 부르면 두 박자는 늦게 돌아서면서 미미하게 쓴웃음을 짓는 이카본을 모를 수가 있을까? 네, 부인. 이라고 말하면서도 때때로는 내키지 않는 것처럼.
매끄러운 일상 도중 꼭 그렇게 턱 걸리는 것처럼 굴면 모르간이 이카본의 옷깃을 잡고 끌어내리면서 왜, 이걸 바랐지 않았느냐고 물었으면 좋겠다. 저 미묘한 부채감과 한편으로는 마땅한 결말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하면서, 끝난 일을 끝난 일로 두지 못하는 그녀의 애인이 괘씸해지고 말기에
이카본이 태연스레 네, 부인. 식도 안 올렸으면서. 하고 대답하게 되는 건 좀 더 먼 훗날의 이야기

2.
성정석 별사탕 모양이라 요새 드는 생각… 좀 변태 같은데
이카본이 아… 하면서 큼지막한 별사탕 입에 넣고 굴리는데 모르간이 가만히 손가락 밀어넣고 입 벌리게 하는 건 좀 보고 싶다. 손가락으로 혀 꾹 누르면서 영문 모르고 어쩔 줄 모르는 표정 한참 내려다보고 나서야 좀 만족스러운 듯이 손을 거두는 모르간……
말은 제 입속의 혀처럼 굴면서도 도통 행동만은 제 것처럼 굴지 않던 상아탑의 남자를 마치 포장지라도 까보듯 대하고 나서야, 영문도 알 수 없고 소득도 없는 장난질에 뭐 하나 반항하지 않고 하고픈대로 하게 두는 행동으로 인해 그의 애정을 재차 확인받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해시태그

 

@너네 드림주는 나체를 드림캐한테 들킨 상황에 바가지 하나가 손에 있으면 어딜 가릴거같아?
딱히 바가지도 필요 없고……………
구경 다 했니? 이제 옷 입게 나가 주겠어?

 

 

꽁냥꽁냥 적폐 상아사과

 

1.
리츠카랑 시즌제 영화는 그다지 시대를 안 타더라는 이야기하는 이카본이랑 영문을 알 수 없는 모르간
🧡 - 그린치랑 겨울왕국을 같은 날에 보는 거, 되게 이상하지 않아요? 그런데 왠지 그린치가 더 옛날 영화 같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거 있죠.
🕰️ - 겨울왕국 첫 편이 언제 개봉했다고 했지?
🧡 - 한 10년 전?
🕰️ - 10년 전이면 옛날 영화야.
🧡 - (깨달음!) 옛날 영화랑 옛날 영화라서!
🍎 - 10년 전이 옛날이란 말이냐.
🕰️ - ……아니니?
🍎 - 5세기 인간이면서.
🕰️ - ☺️……

2. (마츠리 일러 공개되고 나서)
링고아메 먹는 모르간
링고아메는 주로 알이 작고 새큼한 종류 위주로 만들 테니까… 한 손으로 들고서 빙글빙글 돌리다가 바닥부터 조심스럽게 입에 무는 거 보고 싶다. 천천히 녹을 때까지 입에 물고 있다가 과실이 드러나면 베어물었을 때 새큼해서 자기도 모르게 눈살 찌푸리는 아기말랑사과
그래서 요정국에 있을 때 홍옥을 따온 이카본이 건넨 것을 먹었을 때를 떠올렸으면. 그때도 그녀는 시다고 말했고, 이카본은 이런 것은 보통 가공해서 먹는다고 했었다. 입에 물기 전부터 이미 연상되는 맛인데도 그가 한 말 때문에 사과 한 알 다 먹을 때까지 내려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2-1.
캔디애플이 5세기 시절에 있었을 리도 없고 일단 이카본은 사과를 가공한 걸 좋아하는 이상 그런 ‘덜 가공한 것’은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이카본과 모르간이 말하는 과실의 가공에서 마지노선적인 타협점이랄지…… 라는 생각
2-2.
근데 진짜 눈 감고서 아... 한 채 조금씩 조금씩 빨간 설탕층 입에 물고 녹여먹는 모르간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행복한 것
2-3.
이카본과 모르간이 맞는 마츠리의 밤은 비가 내렸을 것이다.
해가 지고 나서 불꽃놀이가 시작되면, 모르간은 언제고 땅거미가 내려앉을 것만 같던 요정국의 하늘을 떠올린다. 언제 밤이 왔냐는 듯 색색의 불로 물든 하늘은 다시금 빛을 가져왔으므로. 폭죽이 터지고, 이카본이 저 색은 어떤 색이라고 이야기할 때면 진심으로 사위가 소란스러워 그녀가 난처하게도 웃는 게 보고 싶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비가 와서, 처마 밑으로 황급히 기어들어가 비를 긋는 두 사람도 보고 싶다. 운이 나쁘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왠지 그럴 것 같았던 날이라서. 그새 젖어버린 머리칼을 정돈하는 모르간을 보다가, 이카본은 아주 조그마한 꽃 한 송이를 손에 쥐여준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재미있지 않았을 거야.
깜박, 깜박. 그리곤, 쏴아. 빗소리에 잠겨 돌아오지 않는 답과 함께, 이카본은 모르간의 비어 있는 쪽 손을 하염없이 만지작거렸다. 비가 잦아들 때까지.

3. 칼데아 서머어드벤처 이벤
이카본 캠핑 같은 것 전혀 관심 없어서 리츠카한테 다녀오라고 하려다가 가끔은 좀 업무를 다하라면서 모르간한테 등 떠밀려 갔을 것 같다 아ㅠㅋㅋ
아… 응… (._. 하고 모르간도 없는 거 싫어하면서도 혼자 갔는데 공룡 보고 약간 아! 싶어졌을 듯 아니 같이 갔으려나?
남자는 커도 애… 어린애들 공룡 좋아해…
도서관에서 모르간 이런 거 보고 이카본 보내놓음

 

 

요정기사들이랑 상아탑의 남자랑

 

1.
근래 출시 이후로 제일 열심히 하는 게임이 젤전 왕눈이라서… 요슬롯이랑 티키타카하고 싶다. 이카본 게임하는 거 구경하는데 용 스폰되면 화살 한번 쏴서 뿔 하나 비늘 하나 줍고 가버려서
🐉 - 용이랑은 싸우지 않는 거야?
🕰️ - 용은 안 죽어! 전설 속의 생물이거든. 비늘이랑 뿔만 뗄 수 있어.
🐉 - 그렇구나아…☺️ 못 죽이는구나……
왠지 만족스러워보이는 요슬롯이었다